“승무원은 외향적이어야겠죠?”
“활발한 사람들이 주로 잘 하겠죠?”
“승무원들은 다 여행을 좋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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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업이든 선입견?이라는 것이 있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내가 일을 하면서 주관적으로 느낀 승무원을 하기 좋은(=내가 닮고싶은) 몇가지 성격이 있었다.
1.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
어떤 일이든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일을 하다보면 손님, 동료로부터 쓴소리를 들을 때도 있다. 나또한 그랬다. 억울할 때도 있었고, 죄송한 마음에 자책을 한 적도 있었다. 감정이 내맘대로 컨트롤 되지 않아 숨기려해도 겉으로 드러나고, 상황을 리플레이 시키며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한 일에 대해선 인정하고 마음에 새기되 감정은 빨리 떨쳐내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2. 불규칙한 생활에도 크게 동요되지 않는 사람
LCC는 상대적으로 FSC 항공사에 비해 시차가 바뀌는 스케줄이 많이 없지만, 가끔 한국 시간 22시에 출발해서 다른 나라에 도착해서 바로 돌아와서 한국 시간 새벽 6-7시에 도착하는 스케줄이 있다. 그대로 집에 와서 나는 오후 5시까지 내리 잠에 든다. (거의 기절수준 💤) 그러고 새벽까지 또 말똥말똥 깨어있다가 그 다음날 까지 밤낮이 바뀌는 경우가 제법 있다. 나는 잠을 자면서 시간을 다 보내는 반면, 주변에 승무원 지인은 새벽에 도착을 해도 오후 2시쯤 일어나서 평상시처럼 활동을 하고 제 시간에 잠든다. 나에 비해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신체적 리듬도 깨지지 않으니 훨씬 건강한 생활을 하는 거라 잠순이인 난 부러울 수 밖에.


3. 어디서든 머리만 대면 잘 자는 사람
내 동기 중에는 유난히 잠이 많은 친구가 있다. 교육때는 이런 부분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했지만(근데 잘했다), 아 비행을 시작하고도 힘들어하구나.. 그치만 나는 이 친구가 부러운게 승무원을 하며 잠에 예민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기 때문. 그 다음날이 새벽쇼업이라 새벽 3-4시에 일어나야할때면 그 전날부터 잠에 대한 압박이 온다. 자야된다고 생각하면 또 잠이 안와서 거의 쪽잠자듯이 자고 일어나면 제 컨디션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4. 해외 여행지에서 구경하고,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해외 호텔에서 방안에서 방콕하는 사람들은 승무원과 어울리지 않는다 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매니저님 한 분은 비행경력이 오래 되셨는데도 아직까지 해외 레이오버를 가면 몇군데를 정해서 들렸다 오신다. 나도 매니저님을 따라서 쫄래쫄래 구경을 간 적이 있는데 내가 호텔에서만 있었을 땐 몰랐던 곳들을 보며 젊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겠다고 생각하고,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한번 더 매력을 느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그 나라에서만 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정해놓고 설레며 출근하는 사람의 비행은 무언가 다르지 않을까,

5. 친하지 않은 사람과도 낯가리지 않고 잘 어울리는 사람
승무원일을 하면서 일보단 사람관계가 더 어렵다고들 말한다. 한달에 2-3번 있는 그룹비행을 제외하고는 매번 비행 멤버가 바뀐다. 그래서 오늘 봤던 사람을 언제 다시 볼 지도 모르고, 몇년동안 못 보던 사람과도 갑자기 비행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서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보니 각각의 성격에 따라서 비행분위기도 많이 좌지우지 되기도 한다.물론 주어진 일을 잘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일하면 더 좋으니까?
+ 우스갯소리로 승무원은 ‘얼굴이 엄청 예쁘거나, 엄청 웃기거나, 일을 엄청 잘하거나’ 이 셋 중에 하나만 속해도 된다고 한다.
나는 해당되고 싶은데 해당되는게 없다 ^^ 이 외에 내가 진짜 잘하는 건 하기인사. 손님들 내리실 때 하기인사는 잘한다. “조심히 가십시오. 감사합니다. 지갑,여권,핸드폰,소지품 잘 챙겨가십시오.” 할 때 소지품 두고 가시는 분 꼭 계신다!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내려서 찾으시려면 별일이 되기때문에 일하면서 나 혼자 느끼는 소소한 희열 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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